[논평] 흰수마자가 살아야 강이 산다

2025-09-11

지난 9월 6일, 파주 문산천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한국 고유종인 흰수마자를 확인하였다. 작년 9월 자연의 벗 회원들에 의해 확인된 뒤 1년 만이었다. 한강 수계에서 베일에 쌓여 있던 흰수마자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발견의 기쁨보다도, 그 생존 자체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직시할 필요가 있다.

 

강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작은 지표

흰수마자는 맑고 얕은 깨끗한 모래가 깔린 여울에서 살아가며, 하천의 모래 하상이 건강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어종이다. 특히 당년생 치어는 ‘1mm 이하 모래 20% 이상, 2mm 이하 60% 이상’이라는 특수한 하상 조건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 따라서 흰수마자의 존재 여부는 곧 강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생태 지표라 할 수 있다. 작은 물고기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의 문제는, 결국 우리 하천이 얼마나 살아 있는가의 문제와 직결된다.

 

여전히 위협받는 서식 환경

그러나 흰수마자를 둘러싼 현실은 암울하다. 4대강 사업을 비롯한 댐과 보로 인한 이동 차단, 하천 준설과 개발로 인한 서식지 훼손은 개체군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인공증식·방류 사업은 극히 낮은 생존률로 인해 근본 대책이 될 수 없음이 확인되었다. 반대로 서식지 복원을 통해 자연 개체군이 회복된 사례가 있다는 점은,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전환: 구조 개선과 시민 참여

흰수마자 보전의 핵심은 단순한 방류가 아니라 서식지 자체를 되살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 개방 및 철거, 모래하천 복원, ▲하천 정비사업의 무분별한 추진 중단과 보호지역 지정, ▲시민과학 기반 모니터링과 교육을 통한 사회적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시민이 직접 하천의 변화를 관찰하고 보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은, 과학적 데이터 확보뿐 아니라 공공의 인식 전환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작은 물고기와 우리의 미래

흰수마자를 지키는 일은 단지 한 종의 보전을 넘어선다. 그것은 강 전체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일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의 환경적 안전망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작은 물고기의 생존 여부가 인간의 안전한 환경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자연의벗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흰수마자를 지키는 일은 곧 강 전체의 건강성을 지키는 일”이다. 작년부터 발견된 문산천의 흰수마자는 경고이자 희망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을 가로막는 구조물이 아니라, 강 본연의 모래여울을 회복하려는 사회적 결단이다. 작은 물고기의 생존 신호를 놓친다면, 강의 미래와 우리의 삶 또한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실현하고, 흰수마자가 한강에서 다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5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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